역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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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본 <역행자>라는 책은 제목과 표지 디자인이 강렬해서 내 눈을 사로잡는 책이었다. 저자는 자기에게 주어진 유전자와 본성에 따라 사는 보통 사람들이 순리자라면, 이것을 극복하는 역행자로 살 수 있는 7단계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오타쿠 흙수저로 패배감에 절어있던 자신이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는지.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저자가 스토리텔링, 기획, 그리고 마케팅에 뛰어난 능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의 사업체들도 그렇고, 이 책 또한 그러한 결과물이다. 여러 자기개발서 중에서도 독특한 컨셉이 돋보였다.

하지만 그 뒤의 내용은 참담했다. 저자가 1단계부터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자의식 과잉’을 경계하는 것인데, 이 책은 저자의 자의식으로 점칠되어 있다. 연속된 성공에 도취된 냄새가 강하게 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저자는 책 읽기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역행자로 만들어준 책 리스트를 공개한다. 리스트를 보니 나도 읽었거나,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많았고, 최소한 대부분 들어본 책들이었다. 그런데 저자 말로는 이 책들이 원래 인기가 없어서 절판되거나 하루에 한두권 팔릴까 말까한 책인데, 자기가 유튜브에서 소개한 후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10만 유튜버의 착각도 유분수다.

그리고 자기가 운동을 하는데 운동의 원리를 깨우쳤다고 한다. 이렇게 운동의 원리를 알면 정말 쉬운데, 이 쉬운걸 안하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운동의 원리는 일주일에 10~20분 8번 들 수 있는 무게로 8번을 들고, 단백질을 먹고, 충분히 쉬는거라고 한다. 주변에서 자기 보고 몸이 좋다고 한단다. 운동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거 가지고는 택도 없다.

저자는 독서와 더불어 글쓰기도 강조한다. 글쓰기를 하면 판단력이 좋아져서 매번 좋은 수를 둘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말미에 자기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왜? 자기는 이미 충분히 판단력이 좋기 때문이란다.

이뿐만이 아니다. 계속해서 댈 수 있다. 짜증이 나서 중간에 그만 읽으려고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어나간 이유는 그가 성공한 원리를 알고 싶어서였다. 텍스트는 대충 읽으면서 그 안에 담긴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했다.

그렇게 건진 내용은 ‘무자본 창업’. 사업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고, 지금 세상에서는 IT 기술을 이용해서 최소한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면 더 좋고, 초보만 되더라도 왕초보를 가르킬 수 있는 시장이 있다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았다. 무자본 또는 최소한의 자본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안되면 빠르게 접을 수 있고 잘되면 자본을 더 투자할 수 있으니까 손해볼 게 없는 장사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내용을 건진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나는 개발자로 10년을 일했으니 전문 지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