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단상

요즘 에이전트를 활용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주제는 오케스트레이션이다. 단순히 큰 모델에게 지시하는 것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를 어떻게 구성하고 연결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고 있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역할의 분리다. 계획을 세우는 에이전트와 실제로 코드를 작성하거나 명령을 실행하는 에이전트를 나누는 것이다. 이 구조는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플래너는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단계별 접근법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실행자는 구체적인 구현에 몰두한다.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셈이다.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서브 에이전트를 활용한 병렬 처리가 있다. 메인 에이전트가 여러 개의 서브 에이전트를 동시에 호출하여 각기 다른 작업을 처리하게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코드 리뷰를 요청할 때, 한 명의 에이전트가 아니라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동시에 검토를 맡기고 그 결과를 종합하는 것이다. 이는 단일 에이전트의 편향을 보완하고 더 균형 잡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에이전트 팀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에이전트들이 마치 팀원처럼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구조다. 처음에는 흥미로웠지만, 고민이 깊어질수록 의문이 생긴다. 에이전트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결과물의 품질도 비례해서 오르는 것일까.

시장 규모를 볼 때 이 의문은 더욱 현실적인 문제가 된다. 글로벌 AI 오케스트레이션 시장은 2024년 약 100억 달러에서 2030년 3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33%가 2028년까지 에이전틱 AI를 탑재할 전망인데, 이는 2024년 1% 미만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수치다. 실제 기업 사례를 볼 때 Cognizant는 2024년 10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출시했고,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도구로 AI 소프트웨어 매출이 18% 성장했다. 출처: Cognizant, IBM

연구 결과는 좀 더 미묘한 그림을 보여준다. 산업용 예측 유지보수에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은 가동 중단 시간을 35%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28%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는 진동, 온도, 음향 등 서로 다른 데이터 유형을 분석하는 특수 에이전트들이 중앙 오케스트레이터 하에 협업한 결과다. 즉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에서 멀티 에이전트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출처: ResearchGate

반면 단순한 문서 분류나 기본적인 챗봇과 같은 예측 가능한 작업에서는 단일 에이전트가 더 효율적이다. coordination 오버헤드가 수익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접근법도 주목할 만하다. 복잡한 작업은 멀티 에이전트로 분해하고 실행은 단일 에이전트에 맡기는 방식으로 정확도는 1.1-12% 향상하면서 비용은 최대 20%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에이전트 팀이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할 때, 혹은 복잡한 설계를 다각도로 검증해야 할 때는 여러 에이전트의 상호작용이 가치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일상적인 개발 작업의 기본 모델이 되는 것은 조심스럽다.

중요한 것은 워크플로우의 설계다. 어떤 작업을 어떤 에이전트에게 맡길 것인가, 언제 병렬로 처리하고 언제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인가, 어디서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가. 이런 흐름을 설계하는 능력이 앞으로는 코딩 자체 못지않게 중요해질 것이다.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은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도구들을 조직하는 방법이다. 좋은 지휘자가 단순히 개개인의 실력을 뛰어난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언제 호출할지 아는 것과 같다.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이지만, 이 영역에서의 경험과 통찰이 곧 생산성의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본다.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단상

https://futurecreator.github.io/2026/02/26/agent-orchestration-thoughts/

Author

Eric Han

Posted on

2026/02/26

Updated on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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